근황. 잡담. 그리고 어떤 정당.
 이 전에 몇 번 이 블로그를 드나드신 분이라면 알아차리셨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오늘 블로그를 조금 손질했습니다. 이글루스 내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와이드' 스킨이 그동안 썩 만족스럽진 않았습니다. 블로깅 본문이 나오는 칸이 좀 더 넓었으면 좋았을텐데 이게 미묘하게 좁았거든요.
 딱히 수정할 수 있는 방법도 없어서 아쉬운 대로 쓰고는 있었습니다만 오늘 뜬금없이 블로그에 뭘 좀 달아보려고 스킨의 태그를 뒤적거리다보니 이전에는 없었던 좌측 메뉴 바 등의 크기를 수정하는 메뉴가 새로 생겼더군요. '와이드' 스크린을 쓰면서도 미묘하게 화면이 좁다고 생각하고 있었던지라 오늘 잠깐 시간을 들여 좌측 메뉴 바를 수정하고 본문이 나오는 메인 페이지를 좀 더 늘려봤습니다. 딱 만족스럽게 크기가 조절되어서 기분이 좋더군요.
 
 어쨌든, 뭐가 마음에 안 들면 직접 손질을 해야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죠. 고작 1cm미터 늘려놨을 뿐인데 왠지 블로그가 이전보다 크게 변한 것 같아 보여요.

 

 
 5월에는 개인적으로 참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달입니다. 우선 어떤 정당에 덜커덕 가입을 해버렸습니다. 어느 늦은 뭔가에 홀리듯 정당의 가입에 필요한 신상명세서를 두드리고 있는 자신을 거울 너머로 쳐다보면서 조금 웃어버렸더랬지요. 이런 친북좌빨반미정당 따위에 가입하는 순간, 이마 한가운데 좌빨의 낙인이 빨간색 양제튼튼체로 찍혀버릴 줄 알았습니다만 아쉽게도 그딴 건 없더군요. ...에이, 뭐야 조중동.

 그래서 중앙일보를 끊어버렸습니다. 그 정당에 가입만 해도 친북좌빨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말씀하셔서 하늘같이 믿고 있었는데, 막상 가입하고 난 뒤에도 세상은 예전과 다름없이 덜컹덜컹* 굴러가고, 좌익 빨갱이를 잡으러 오는 호완마마보다 더 무서운 국정원의 스미스 요원도 나타나지 않더군요.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에 몸부림치며 수많은 인터넷 해지 문의를 넣고, 수차례 전화 통화로 방법에 대해 문의하다가, 결국 콜센터 직원을 통해 지역 배급소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제발 좀 끊어주라. 나 이사간다니까요. 뭐? 이거 끊으면 뭐 받을꺼냐고요? 그건 알아서 뭐할껀데요?" 같은 실랑이를 벌인 끝에 배반의 중앙일보를 끊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이거 원, 신문 하나 끊기가 중앙일보께서 말씀하시는 좌빨되기보다 훨씬 더 힘들어요. 요즘 좌빨들은 인터넷 창 열고 마우스 클릭 몇 번 하면 되어버리던데 말입니다. 한 마디로 '좌빨이 가장 쉬웠어요.'의 수준입니다. 

 지지율 2%도 안 나오는 어느 정당에 가입하는 걸 이렇게나 장황하게 쓰고 있자니 웃기는군요. 작년 11월까지만 하더라도 제가 특정 정당에 가입해서 꼬박꼬박 당비를 납부할거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거든요. 당시 전능하사 천지를 창조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뿅 하고 강림하셔 "너 반년 후에 정당에 가입할걸?"라고  하셨으면  이렇게 대답했을 거예요.
 "농담도 잘하셔..."

 그런데 세상이 참 재미있는 이유는 그런 농담들이 현실로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입당 신청서를 인터넷으로 띄운 상태고, 정확히 1초 후에 별로 대단한 빵빠레-빰빠라바바바~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의 좌빨됨을 축하합니다-가 울려 퍼지진 않았어도 어쨌거나 정당원이 되어 있더군요. 이거야 원... 별 대단한 문제의식이나 계급적 부조리를 타파하려는 가열찬 투쟁 정신 같은 건 눈곱만큼도 없는 사람을 '이렇게 쉽게 정당원으로 받아버려도 되는 거야?' 라는 물음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물음은 '나는 왜 가입했지?'라는 걸로 바로 이어지더군요 맙소사 '나는 왜 가입하지?'도 아니고, '나는 왜 가입했지?'라니. 그것도 가입한지 1분도 안 되서...

 ...

 단언하자면 이명박이 무섭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명박으로 상징되는 대한민국의 우경화와 개발 지상주의가 더럽게 무섭습니다. 뒤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쳐내고서라도 소수에게 부를 안겨주겠다는 가열찬 계발인지 개발인지에 대한 의지. 경쟁에서 승리하기만 한다면 그 승리의 방법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병신 올림픽 개최 선언. 그리고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미묘하게 구린내가 풍기는 독선과 아집의 향기.

 제 눈에 문제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저는 현재 우리 사회가 막장을 향해 치킨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보고 있자면 냅다 달려가서 이단 옆차기라도 좀 날려서라도 말려야 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혹자는 정치적인 흥미 자체가 정치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뿐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사실, 옳은 말로 들릴 지경입니다. 
 하지만 할 만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작 블로그 메뉴 바를 1cm 정도 옮긴 것에 불과하지만 그 작은 움직임으로 큰 변화를 느끼듯 작은 움직임으로 세상은 변할지도 모릅니다. 뭐,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고들 하던데 어차피 시간은 썩어 넘칠 정도로 넘치니 과연 진짜 그런가 한 번 시험해보도록 하지요. 안되면 말고의 정신으로. 다만, 언제나 룰은 직접 손을 들어 내려쳐 깨트리지 않는 이상 어떠한 방법으로도 변하지 않을 겁니다. 아마도 그럴 겁니다. 뭐, 아니라고? 증거를 가져와라! 뭐? 증거라고? 웃기지 마라! 네거티브다!

by 슈리아 | 2008/05/16 23:13 | 잡스러운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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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ttathias at 2008/05/22 18:13
1. 경쟁에서 승리하기만 한다면 그 승리의 방법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병신 올림픽 개최 선언.
-> 승리하기라도 할 것 같아? '......'


2. 으, 이 5년간 한국인이 자신이 행사하는 주권의 가치를 깨달았다 해도, 땅에 쏟아버린 물을 다시 얻기 위해선 수십 년의 세월로도 부족할거야. 땅값, 집값 오른다는 얘기를 믿고 열심히 달리는 하루살이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Commented by 슈리아 at 2008/05/22 19:09
부모님에게 진지하게 버블을 고려하라고 말씀드렸더니, 진지하게 헛소리 취급하시더라.; 한국인이 자신의 주권의 가치를 모른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어쨌든 아침에 신문 펴는 게 짜증스러움의 극치를 달릴 줄 누가 알았겠냐. 진짜 난 요즘 신문 펴고, 인터넷 접속하는 게 짜증을 넘어서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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