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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 경에 변희재 씨가 쓴 <미친 소 여론선동 도를 넘었다>라는 칼럼이 네티즌들의 무수한 테러를 당했다고 한다.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우선 애도를 보낸다. 우리 사회의 성숙함이 아직 여러 가지 의견을 함께 수용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나 역시 애석하게 생각하며, 동시에 현재 자신이 믿고 있는 생각이 옳은 것인지 대하여 끊임없이 의심을 가지는 자세 역시 함께 가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변희재 씨가 스스로 말한 <정략적 목적으로, 대중을 선동하여, 정치투쟁으로 여론을 이끌어가는 현상에 대한 비판> 이라는 기본 전제는 슬프게도 '일부' 네티즌들의 비이성적 부화뇌동과 동일한 수준이다.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이유를 찾을 수 없던 와중에 '일부' 언론 매체의 부정확한 보도와 '일부' 네티즌들의 거칠고 자극적인 선동을 접한 후 "이 모든 일이 일어난 이유는 언론 매체의 부정확한 보도. 그리고 부정확한 정보에 선동된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집단행동에서 비롯된 일이며 그 배후에는 정치적인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라고 판단을 내려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런 걸 바로 '일반화의 오류'라고 한다. 또한, 작년 <디워> 논쟁과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동일선상에 놓고 말하려는 것도 이해할 수가 없다. <디워> 논쟁 당시 '일부' 네티즌들은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했다. 디워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사이트를 무차별적으로 폭격하여 영화와는 관계없는 인권 유린을 저지르고, 온갖 인터넷 게시판을 점령해 사람들로 하여금 디워에 대해서 "찬성"이라는 말 말고는 어떠한 말도 할 수 없는 분위기로 만들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자유로운 말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파시즘이고 '일부' 네티즌들은 파시즘에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디워>와는 분명히 다르다. 물론, 아직 확인되지 않는 부분들을 마치 사실인 양 왜곡하여 전달하여 사람들의 판단을 그르치게 만드는 '일부' 네티즌들의 행동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여 자발적으로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의 대다수는 <디워> 때와는 달리 아직까지 충분히 이성적이다. 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는지 알 수 없단 말인가? 일반 시민들은 정치적인 문제는 그것이 자신의 문제가 될 거라고 느끼지 못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문제라고 느낄 경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민감해진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에 대한 과학적 정리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은 사실이지만, 그 정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프리온 단백질이 사람 뇌에 구멍을 뚫지 않고 기다려주기라도 하던가?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 전파되고, 얼마만의 잠복기를 거치는지 같은 부분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으면 사람이 죽음에 이를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 라는 기본 명제 하나만큼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참이라는 말이다. 도대체 이 ‘참’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향해 ‘거짓’이라고 하는 건 무슨 생각인가. 먹고 죽은 다음에 ‘죄송합니다. 참이었네요?’라고 할 건가? 이 문제에 대해서 이명박 정부가 하는 변명은 이거다.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위험을 너무 과대 포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와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 라는 주장. 그러나 자기들이 말하는 이 두 가지 주장은 불행하게도 서로 충돌한다. 어떻게 아직 밝혀지지도 않은 위험을 가지고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건가? 자신들이 한 말이 서로 충돌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걸보면 벌써부터 광우병에 걸린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가지게 만든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의 수입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믿을 수 없어서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 국민의 적극적 의사 표현을 의학이나 수의학 그리고 축산업에 대한 전문지식도 없는 일부 진보 진영의 선동에 휩쓸린 현상이라고 해석을 한단 말인가? 요즘 인터넷 상에서 사람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단어를 빌리자면 "흠좀무"(흠. 그게 사실이라면 좀 무섭군요.) 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대체 누가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건가?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적인 상황으로 고려해야 할 정부가 광우병의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개방하자는 행동을 우선적으로 탓해야 하지 않는가? 예전의 황우석 줄기세포 사태 때 전 국민을 줄기세포 전문가로 만들고, 디워 논란 때 전 국민을 영화 평론가로 만들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 사태가 전 국민들 쇠고기 전문가로 만들어버렸다. 왜? 이명박과 정권이 내 식탁. 내 밥상의 안전에는 관심이 없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에. 예전에 진중권 씨가 디워와 관련된 100분 토론에 나와서 했던 말을 패러디하자면 "2MB가 안 울어줘서 국민이 대신 울고 지나가더라." 다. 내가 뽑은 사람이 나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심지어는 나가 죽으라고 하는데 분노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가?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에 대한 냉정한 과학적 접근이나 한우의 위험성에 대한 고려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은 옳으며 우리 사회의 방향이 너무 한 쪽으로 쏠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도 동의한다.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 절대적으로 안전한 것이라고 맹신되는 한우 역시 사실 큰 위험성을 안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축산 농가들에 대한 검역 조치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 문제는 현재 공론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실제로 공론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무제한으로 허용될 경우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국내 축산 농가에서 실정상 이루어지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국내 축산 농가의 문제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많은 진통은 필연적이지만 국민적인 합의와 국가의 여러 가지 방면에서의 지원책이 마련된다면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는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잠복기가 긴 광우병은 단순한 질병의 일종으로 분류할 것이 아니라 사회의 잠재적 위험으로 생각해야 한다. 국민을 몇몇 집단에게 선동당한 파시스트로 몰지 말라. 국민들이 비이성적으로 치달을 때도 있지만, 올바른 길을 찾아내어 행동하는 경우가 더욱 많았다. 진짜 파시스트는 아직도 "자신들이 하는 일은 옳다." 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이명박 정부다. 그리고 변희재 씨와 같은 올바른 지식인이 해야 할 일은 지금 전략적 선동에 대한 의심이나 미국산 쇠고기나 한우나 똑같이 위험하다는 주장 따위나 펼치는 게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와 한우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담론을 사람들 사이로 자연스럽게 퍼져나가게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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